몽테뉴1 낚지씨의 수상록-몽테뉴 아파트 단지(단지라 할 것도 없는 규모지만)를 나서는 모퉁이에 술집이 하나 있다. 그 술집에선 커다란 수족관을 바깥에 내어 두는데 늘 낚지 한두 분이 들어 계신다. 가끔 지나다 뵈도 이 분들이 물질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 거의 유리벽에 붙어서만 지내는 것 같다. 별달리 유심히 쳐다보는 것은 아니지만 유리에 딱 달라붙어 헤엄치기를 멈춘 낚지씨를 볼 때면 동병상련이 든다. 당장 언제든 손님이 원하면 제 몸이 토막 나 불에 달구어지는, 오늘 몸과 내일 몸이 다른, 죽을 시간을 받아 놓고 있는 낚지씨 입장에서 보면 어데다 감히 그 고통과 불안을 비견할 수 있냐고 거품을 물지도 모르겠지만. 삼십년을 붙어살아왔다는 회한과 앞으로도 붙어살 수밖에 없다는 예상에 젖어있는 나로서, 게다가 기간만 다를 뿐 죽을 날을 받.. 2010. 9.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