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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6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 미치 앨봄.모리 슈워츠 지음, 공경희 옮김/살림 사회학자인 모리는 루게릭병을 선고 받는다. 루게릭병은 발아래로부터 마비가 전이되어 점점 몸 전체로 마비되어 죽는 희귀병이다. 모리를 취재한 TV인터뷰를 우연히 옛 제자인 미치가 보게 되고, 오랜 세월동안 연락을 끊은 스승을 찾게 된다. 모리는 어제 만난 듯 그를 맞이하고, 미치는 모리가 숨을 멈추는 날까지 화요일마다 1100km를 날아 모리를 찾는다. 이 책은 병으로 살날을 잃어가는 노교수가 삶의 의미를 잃고 기계적으로 살아가던 옛 제자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다. 책장을 넘기며 뭉클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 특히 지극히 개별적인 삶을 살던 미치가 모리를 통해 조금씩 몸과 마음의 온기를 찾아가는 과정이 그러하다. 모리의 얘기들을 미치와 .. 2010. 12. 2.
흐르는 가람인듯 그렇게...:흐르는 강물처럼-파울로 코엘료 Like the Flowing River (Mass Market Paperback, 영국판) - 파울로 코엘료 지음/HarperCollins (UK)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하기위해 다른 책을 조금씩 읽는다. 그러다 가끔 정말 맛있는 책을 만나면 본요리는 대신 그 애피타이저만 끝까지 먹어치울 때가 있다. 주완수 화백의 책이 그랬다. 파울로의 이 책은 그렇지는 않았다. 서문에 쓰인 작가의 조건을 읽으며 쿡쿡거리다 야금야금 읽게 되었다. 일본의 어떤 학자가 현대 소비자를 소비주의자라고 개명했듯, 소비와 욕망의 배출만을 탐하는 세속에서 누구도 욕망의 부패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책은 정신적 방부제 같다고나 할까. 그치만 방부제는 먹는 건 아니다. 먹어서도 안된다. 아무리 유기농 방부제라고 해도.. 2010. 9. 28.
그림처럼 걸어놓고 보았으면...: 내 일본인 마누라 켄짱-주완수 내 일본인 마누라 켄짱 - 주완수 지음/아름드리미디어 알라딘에 올라온 리뷰를 훑어 봤을 때는 탐탁지 않은 냄새가 났다. 그럼에도 일본인 부인을 둔 한국인 만화가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한 두 에피소드씩 읽다가 내리 읽어버렸다. 몇 댓글마냥 배나온 아저씨의 낯뜨거운 부부생활로만 이 책을 치부하는 것은 읽는 이의 관-점을 드러낼 뿐인 것 같다. 성에 대한 얘기는 '너무' 솔직하면서도 웃기지만 이 책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지나간 사랑의 상흔, 일본인 아내에 대한 사랑, 유산한 아이에 대한 아비의 아픔,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사는 사람들의 곤란, 지지부진한 삶에 대한 연민 등 불혹 줄에 접어든 어른의 이야기와 고민이 그림과 글로 녹록지 않게 다듬어져 있다. 내 길을 믿지 못하니 내 집도 믿을 수 없지만, .. 2010. 9. 28.
보통의 반성문 : Kiss & Tell - 알랭 드 보통 키스하기 전에 우리가 하는 말들 - 알랭 드 보통 지음, 이강룡 옮김/생각의나무 이 책은 알랭 드 보통의 사랑3부작 와 를 잇는 중간 작품이라고 한다. 내가 읽은 보통의 네 번째 책이다. 에세이 소설이라는 장르는 처음 듣지만, 책은 감정이입을 가능한 배제하고 이사벨의 개인사-출생, 가족사, 연애사, 현재를 글로 옮기며 이해를 시도한다. 처음에는 좀 따분함을 느꼈다. 사실 두 해전 를 충격속에 읽은 후 바로 들었다가 놓아버렸다. 아무리 글발이 좋기로서니. 왜 작가의 전 여친의 시시콜콜한 얘기에 대해 읽고 있어야 하는지 투덜거렸는데... 다시 읽다보니 영화관에서 계속 먹게 되는 쥐포처럼 손에서 놓아지질 않는다. 진부하게만 생각되던 불편했던 가족사가 구체화될 때, 이사벨의 심층에 투영되는 상처가 드러나 보일때.. 2010. 9.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