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70

게으름에 대한 찬양-버트란드 러셀 러셀의 자서전은 다음과 같은 말로 시작된다고 한다.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세 가지 정열이 나의 인생을 결정하였다. 즉 사랑에 대한 갈망, 인식에 대한 열망, 인류의 고통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연민이 바로 그것이다.” (W, 바이셰델, 《철학의 뒤안길》,이기상 외 옮김, 서광사, 1990, 421쪽) 그에 비해 정열지수가 턱없이 낮은 나는 사랑, 인식, 고통에 대한 민감함 모두가 지지부진하다. 아마 내 삶이 지금과 같이 계속된다면 나의 자서전은 다음과 같은 말로 시작될 것이다. “ 내 인생을 결정한 건 게으름이었다.” 러셀의 책은 제목만 따져본다면 내 자서전의 출판제목으로 적합할 정도다. 하지만 내가 책을 낼 가능성은 희박하다. 게으른 사람이 책을 쓰는 수고를 택할 리가 없을뿐더러, 그럴 능력도 없는 까닭.. 2010. 9. 1.
시장은 정말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이정전 현대 사회에서 경제는 결정적이다. 경제가 사회를 지배하고 조직화한다. 개인은 그러한 조직이 작동하는 하나의 노드일 따름이다. 경제의 논리는 “효율”이다. 수단과 방법에 상관없이 더 많은 이윤을 산출하면 할수록 좋다는 목적합리적인 결과주의를 따른다. 이에 따라 개인도 이기적 생존원리를 자기보존의 원리로 삼는다. 반면 도덕의 논리는 “이타”이다. 경제와 시장의 논리가 지배적이 될수록 그러한 논리는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지각있는 도덕 교사들이 가지는 대부분의 난감함이란 삶의 모든 국면이 자본에 의해 운영되고 조직되는 상황에서 체제논리와 어긋나는 것을 전도해야 한다는 자기모순과의 직․간접적 직면이다. “도덕”이 무엇인가라는 의문은 그런 점에서 자연 발생적이라 하겠다. 그럼에도 다수의 월급기계들은 그런 의문이 .. 2010. 9.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