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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책

시장은 정말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가-이정전

by 바다기린 2010. 9. 1.


현대 사회에서 경제는 결정적이다. 경제가 사회를 지배하고 조직화한다. 개인은 그러한 조직이 작동하는 하나의 노드일 따름이다. 경제의 논리는 “효율”이다. 수단과 방법에 상관없이 더 많은 이윤을 산출하면 할수록 좋다는 목적합리적인 결과주의를 따른다. 이에 따라 개인도 이기적 생존원리를 자기보존의 원리로 삼는다.
반면 도덕의 논리는 “이타”이다. 경제와 시장의 논리가 지배적이 될수록 그러한 논리는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지각있는 도덕 교사들이 가지는 대부분의 난감함이란 삶의 모든 국면이 자본에 의해 운영되고 조직되는 상황에서 체제논리와 어긋나는 것을 전도해야 한다는 자기모순과의 직․간접적 직면이다. “도덕”이 무엇인가라는 의문은 그런 점에서 자연 발생적이라 하겠다. 그럼에도 다수의 월급기계들은 그런 의문이 없거나, 가지더라도 문제의식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그들은 계약에 따라 정해진 지식을 팔뿐 그 내용물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들의 존재방식이 결과적으로는 자기보존이 아닌 자기파괴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해진다.
 
시장과 행복과의 관계를 묻는 이 책의 중심은 시장과 도덕의 관계에 대한 고찰에 있다.
시장이 사회전반을 지배하게 됨에 따라 도덕의 영역은 축소된다. 시장의 논리와 도덕의 논리는 갈등한다. 하지만 도덕의 쇠퇴가 궁극적으로 시장의 파괴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이 필자의 지적이다. 시장 또한 도덕의 토대위에서만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따분한 주류경제학이나 살벌한 맑스주의 어느 한편에 치우쳐 논의하지 않는다. 일반인이 접근하기에는 어려워 보이는 주류경제학과 거부하기 쉬운 마르크스 경제학 뿐만 아니라 여러 학문적 지식에 걸쳐 현실의 사정과 고민들을 관련시켜 비판적으로 성찰한다. 무엇보다 친절하고 균형 잡힌 접근과 설명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