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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와드라마/영화

막장 마멀레이드 보이 Marmalade boy ost

by 바다기린 2011. 1. 24.



예전 mp3에 담겨 있던 노래들을 옮겨 담았다. 취향은 잘 변하지 않는 모양이다.

 

Marmalade boy

 

꽃미남에다 다재다능하지만 좀처럼 속을 알 수 없는 유. 발랄하고 재밌지만 모든 게 들통나는 미키. 미키를 좋아하지만 한 순간 실수로 실연당하는 버럭 귄타. 미키와 정반대 성격의 지적인 메이코. 유를 대놓고 쫓아다니는 대시녀 아리미. 이외에도 미키를 따라다니는 미소년들. 순정만화주인공들이 패키지로 등장해 많은 소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마멀레이드 보이. 하지만 이 만화의 배경은 그렇게 순정적이지 않다. 막장 드라마를 상기시키는 출생의 비밀, 이혼과 재혼, 원조교재, 근친상간 등이 줄거리와 배경을 이룬다. 그럼에도 우월한 유전자들의 집합과 코믹이 어우러져 그런 설정들이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진다.

 

어느 날 미키의 부모는 다짜고짜 이혼과 동시에 재혼 선언을 한다. 재혼상대는 유의 부모다. 미키의 엄마는 유의 아빠와 미키의 아빠는 유의 엄마와 재혼을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 모두가 한 집에 같이 살게 된다. 달리 말해 부부스와핑(교체) 후 자녀들을 데리고 산다는 설정이다. 미키는 말도 안된다며 집안에서 유일하게 사회적 윤리를 주장하며 새 가족을 반대한다. 하지만 얼마가지 않아 점점 더 새 가족들과 어울리게 되고 친오빠일지도 모르는 유를 좋아하게 된다.


 

황당한 콩가루 집안 같은 이 이야기는 현실에서는 지금도 받아들이기 힘든 설정이다. 이 만화가 <꽃보다 남자> 처럼 드라마화 되지 않은 것은 성적으로 개방된 일본사회조차 받아들이기 두려운 가족의 정통적 경계에 도전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정상가족에 대한 신념이 확고한 한국사회의 안방에서는 더욱 가져오기 어려운 설정일 것이다. 대부분의 한국 막장드라마가 불륜과 출생의 비밀 등 막장적 요소를 갖지만, 일부일처 남녀의 결합이라는 정상/전통가족의 테두리를 넘어서는 일은 없다. 한국 막장 드라마에선 유부남을 꾀는 나쁜 연이나 바람피는 연은 꼭 벌을 받고, 친자가 아니라는 비밀을 끝까지 지켜려 하는 다른 핏줄은 비극적 결말을 맺는다. 드라마는 가족을 파괴하는 이들을 벌주고, 남의 핏줄은 가족일 수 없다는 일부일처 혈연중심 정상가족을 옹호하는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한편으로는 막장에 기반한 복수극들이 드라마의 주 시청층인 아줌마들의 불만을 대리만족 시키는 면도 있다. 나쁜 놈보다 나쁜 년에게 퍼붓는 욕의 강도는 자신보다 젊고 예쁜 그녀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과 비례한다.   같은 여성에 대한 복수라는 막장 드라마 대부분의 귀결은 결국 남성지배사회의 힘에 압도되는 현실과 그런 사회질서를 깰 수없는 여성들의 힘의 결핍 그리고 상상력의 빈곤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막장드라마는 보기와 달리  현실도피와 같은 심리적 보상을 주는 판타지거나 아주 교훈적이고 훈시적인 성격을 갖는다.

미키와 유의 사랑이야기 외에 드라마의 다른 축은 메이꼬 이야기다. 메이꼬는 체육교사를 사랑한다.  교사는 메이꼬를 위해 학교를 떠나고, 메이코가 졸업후에 둘은 결혼한다. 여고생과 남교사의 사랑은 요즘에는 흔한 얘기가 되버렸지만, 매력적인 남자교사와 사랑에 빠지는 건 모든 소녀들의 로망인 것 같다.


사람들 간의 결합에 절대적 기준이란 게 있을까. 자기가 하면 로맨스며 타인이 하면 불륜이라는 식의 관점처럼 자신에 대한 동정과 이해가 타인에게 친절하게 베풀어지지 않을 때가 많다.


한편으로는 보통 젊은 남성들보다 젊은 여성들이 사회적 편견에 대해서 관대한 것은 이런 만화의 영향이 아닐까 싶은데. 반면 그이들이 정치적으로는 무관심하거나 보수적인 것은 왜 일까.

 

노래는 Karebairo No Crescendo-Mizushima Yasuhiro

극중에서는 유yuu가 부른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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